
By 김영진
사실 나는 일본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 중의 하나였습니다. 회사에서 출장으로 일본에 자주 갈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어를 배우길 거절하는 것을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으로서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국민적인 선입관과 편견에 젖어 그들을 경시하는 감정이 가슴 속 깊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올해 제가 선교부에서 봉사를 하기 시작하면서 일본 지역 팀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SET 2010 단기선교에서, 일본 지역 팀장으로서의 부담감과 여태껏 나라 이름도 잘 알지 못 했던 아프리카 나라들로만 단기 선교를 다녀온 일종의 자신에 대한 보상 심리로써 좀 편하고 안전한 나라로 일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담감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선교 훈련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선교 훈련과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그동안 괜찮았던 기관지 천식이 갑자기 재발하기 시작하였고, 기침과 호흡 곤란으로 인하여 일상적인 생활뿐만 아니라 밤에 잠자기조차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일본 단기 선교팀원들에게 저의 기관식 천식을 위하여 기도를 부탁하였고, 저도 치료를 위하여 하나님께 열심히 간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기도 중에, 천식의 재발은 하나님께서 나를 낮추시고자 나에게 주신 가시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낮은 자의 모습으로 또 잃어버린 한 영혼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닮아, 부족하고 결점투성이인 나를 조금이나마 변화시켜 겸손한 모습으로 또 빚진 자의 심정을 갖고 일본으로 보내시기 위한 주님의 계획이셨던 것입니다. 그 후에 제가 교만한 생각이나 세상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하면, 어김없이 심한 기침과 호흡곤란의 증세가 나타나서 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일본으로 떠나는 날까지 하나님께서 주신 가시 덕분에 조금씩 조금씩 변화되어 갔습니다. 그리고 일본으로 향하는 비행기 내에서는 처음으로 일본땅과 일본인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기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일본을 위하여 죽을 수 있는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단기 선교의 사역을 감당하도록. 또 제 천식으로 인한 기침 때문에 팀원들의 활동과 수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말입니다. 그런 저에게 하나님께서는 삿뽀로 공항에서 박영기 목사님과 그곳 신삿뽀로 성서교회의 성도님들을 만나는 순간부터 마음으로 서로가 하나됨을 느끼게 해주셨고, 또 일본에 있는 동안 기침이나 호흡곤란의 증세가 거의 일어나지 않도록 해 주셨습니다.
일본에서 5박 6일간 머무는 동안 저희 팀은 이웃 주민 초청 전도 집회, 노방전도, ESL, 주일학교 등의 프로그램으로 그들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문화와 정서상 처음 만나는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가면 그들 역시 우리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또 예수님에 관하여 관심을 갖게 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오도리 공원에서 혼자 앉아 음식을 먹고 있는 한 자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서툰 일본어로 인사를 할 때, 놀라는 태도로 대하다가 나를 소개하며 친근감을 보이자 곧 그 자매도 공손한 모습으로 변하며 자신을 소개하는 것은 참으로 일본인에 대하여 많은 것들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전도지를 꺼내며 예수님에 대하여 전하자, 캐나다 언어연수 때 딱 한 번 교회에 갔었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 교회에 나가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보겠다는 대답에, 하나님께서 준비해 두신 영혼들이 이곳 일본에도 많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음의 확신과 주변의 정리부터 시작하고 나서야 주님을 영접하는 그들의 관습을 이해하면, 인내하고 그들의 삶 가운데 들어가서 서서히 복음을 전하는 장기 전략이 효율적임도 알게 되었습니다.

17년째 영적인 불모지 일본을 사랑과 눈물로 섬기시는 박영기 목사님과 사모님의 삶을 보면서, 예수님의 섬김이 어떤 것인지를 조금이나마 맛 볼 수가 있었습니다. 가족과 같은 관계를 가지고 새벽부터 모이기에 힘쓰고 또 서로 격려와 위로로써 믿음의 생활을 하는 성도들의 모습은 사도행전의 초대교회와 같은 삶을 실천적으로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 부족한 저희 9명의 팀원 모두를 사랑과 희생으로 섬기시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 자신이 그들을 섬기러 간다고 하면서 오히려 섬김을 받고 왔다는 생각에 주님 앞에 너무나 죄송한 마음에 몸 둘 바를 몰라 했습니다.
이번 일본 단기 선교 기간 한순간도 빠짐없이 저희와 동행하시어 모든 기도에 응답하시고, 또 일본과 일본인들을 마음에 품고 기도하게 하시고 그들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주신 예수님, 믿지 않던 한 사람 한 사람이 주님 품에 돌아오는 것을 가장 큰 목회의 목표로 삼으시고 기쁨과 감격으로 행복한 목회를 하시는 박영기 목사님과 사모님, 한마음으로 교회를 섬기며 이웃에게 복음을 전도하기에 힘쓰시는 신삿뽀로 성서교회의 모든 성도들, 또 이번 일본 단기 선교를 통하여2개월을 저희 팀원 모두에게 열성으로 일본어를 가르치기 위하여 육아까지도 소홀히 하신 최윤아 자매님, 모든 준비와 훈련 과정을 빠짐없이 참가하시고 한마음으로 일본 단기선교에 임하여 그들을 사랑으로 섬겨주신 9명의 모든 팀원께 진심으로 감사하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슈와 아이떼 아이씨마스.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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